안녕하십니까. 배수구가 막히면 하루가 통째로 흐트러집니다. 아침 출근 전에 욕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거나,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가게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거나, 교대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숙소 샤워실이 넘쳐 있으면 누구라도 막막하실 것입니다.
이곳은 제철소 곁의 주택가와 근로자 숙소, 연일과 오천의 읍 주택, 구룡포와 호미곶의 바닷가 마을까지 생활 모습이 참 다양합니다. 생선을 집에서 손질하는 부엌이 있고, 작업복을 빨고 여럿이 씻는 숙소가 있으며, 오래 써서 관이 낡은 집도 있습니다. 같은 막힘이라도 어떤 집에서 생겼는지에 따라 원인과 손볼 곳이 달라집니다. 그 차이를 헤아려 집집마다 사정에 맞게 일하는 것을 가장 먼저 마음에 둡니다.
그래서 서두르기보다 먼저 살핍니다. 어디가 막혔는지 확인한 다음 작업 방법과 금액을 말씀드리고, 그 금액 그대로 일을 마칩니다. 작업 중에 처음과 다른 상황이 생기면 손을 멈추고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미 약품을 부으셨다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밤이든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전화를 받으면 찾아갑니다.
막힌 배수구 앞에서 혼자 오래 애쓰지 마시고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작은 막힘이라도 괜찮습니다. 전화로 사정을 들으면 기다리시는 동안 하실 일부터 차근차근 일러 드립니다. 내 집 일처럼 꼼꼼히 살피고, 작업이 끝나면 물이 잘 내려가는지 함께 확인한 뒤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겠습니다.